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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 망할 뻔한 상인, 꿈에 나타난 노승의 한마디로 대박 나다 『계서야담』

    태그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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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400자)

    "여러분, 꿈 이야기 좋아하십니까? 옛날 조선시대 계서야담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양에 장사를 하던 상인이 있었는데, 장사가 하도 안 돼서 빚만 잔뜩 지고 거의 망하기 직전이었답니다. 어느 날 밤, 이 상인 꿈에 노승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딱 한마디만 하고 사라졌죠. '동쪽으로 가거라. 세 번째 우물에서 네 운명을 만날 것이니라.' 황당한 꿈 아닙니까? 그런데 이 상인이 정말로 동쪽으로 떠났고, 세 번째 우물에서 믿기지 않는 일을 겪게 됩니다. 그 일로 인해 거지 신세 직전이던 상인이 한양 제일의 부자가 되었다는데요. 대체 그 우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계서야담에 실린 신기한 예지몽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계서야담에 기록된 실화. 장사에 실패해 빚더미에 앉은 상인이 꿈에 나타난 노승의 말 한마디를 믿고 길을 떠납니다. '동쪽으로 가서 세 번째 우물을 찾아라.' 황당한 계시였지만, 그 우물에서 만난 한 사람으로 인해 상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뀝니다. 예지몽이 현실이 된 놀라운 이야기. 운명을 믿지 않던 사람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조선시대 기록. 꿈이 때로는 우리 인생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실화입니다."

    ※ 빚쟁이에게 쫓기던 상인의 마지막 밤

    숙종 40년, 한양 남대문 근처에 김 씨 성을 가진 상인이 살았습니다. 본명은 김득보라고 했는데, 이름은 득보인데 정작 얻은 건 빚뿐이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죠.
    김득보는 원래 제법 괜찮은 포목 장사를 했습니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가게도 있었고, 단골 손님들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3년 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큰 거래처에서 물건값을 떼먹었습니다. 그것도 한두 냥이 아니라 백 냥이 넘는 큰돈이었어요. 그걸 만회하려고 무리하게 중국 비단을 들여왔는데, 그해 여름에 폭우가 쏟아져서 창고가 물에 잠겨버렸죠. 비단이며 무명이며 다 젖어서 못 쓰게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다음 해에는 아내가 병을 얻었어요. 약값을 대느라 또 빚을 졌고, 결국 가게까지 담보로 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르는 동안 김득보는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어요.
    그날도 밤이 깊어서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빚쟁이들이 집 앞에서 버티고 있어서 감히 들어갈 수가 없었거든요. 뒷골목으로 돌고 돌아 담을 넘어서야 겨우 집에 들어갔죠.
    "여보..."
    아내가 어두운 방에서 가느다란 목소리로 남편을 불렀습니다. 촛불도 제대로 켜지 못하고 있었어요. 초 살 돈도 아까워서였습니다.
    "응, 나 왔소."
    김득보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방에 들어갔습니다. 아내 옆에 앉으니 아내의 손이 그의 손을 잡았어요. 그 손이 얼마나 차갑고 마른지, 김득보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여보, 오늘도 고생했소?"
    "아니오. 괜찮소."
    거짓말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려고 했지만, 팔린 건 하나도 없었어요. 사람들이 김득보를 보면 고개를 돌렸습니다. 빚쟁이에게 쫓기는 사람한테는 외상도 못 주고, 믿고 물건을 살 수도 없다는 거였죠.
    "내일은... 내일은 어떻게 하려오?"
    아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내일은 빚쟁이들이 최종 통보를 하기로 한 날이었어요. 돈을 갚지 못하면 김득보는 관가에 끌려가야 했습니다.
    "걱정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또 거짓말이었습니다. 김득보는 아무 방법도 없었어요. 그저 내일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날 밤, 김득보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가 겨우 눈을 붙였어요. 그런데 얼마나 잤을까요. 갑자기 방 안이 환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눈을 떠보니 방 한가운데 노승 한 분이 서 계셨어요. 낡은 장삼을 입고 계셨는데, 얼굴에서는 은은한 빛이 났습니다. 김득보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죠.
    "누, 누구시오?"
    노승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김득보를 물끄러미 바라보셨습니다. 그 눈빛이 참 자비로웠어요. 마치 모든 걸 다 알고 계신 것 같은, 그런 눈빛이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노승이 천천히 입을 여셨습니다.

    ※ 꿈속 노승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한마디

    "김득보."
    노승이 김득보의 이름을 정확하게 부르셨습니다. 김득보는 더욱 놀랐어요. 처음 보는 분인데 어떻게 자기 이름을 아시는 걸까요?
    "예, 예... 소인이 김득보옵니다."
    김득보가 황급히 절을 했습니다. 노승은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천천히 말씀하셨어요.
    "자네 운명이 다했다고 생각하는가?"
    "예? 그게 무슨..."
    "아직 끝나지 않았네. 자네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네."
    김득보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렸어요. 하지만 노승의 목소리는 너무나 또렷했고, 방 안의 빛도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스님, 대체 무슨 말씀을..."
    "잘 들으게. 나는 단 한 번만 말할 것이니."
    노승이 김득보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씀하셨습니다.
    "동쪽으로 가거라. 한양을 벗어나 동쪽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물이 나올 것이네. 첫 번째 우물은 그냥 지나치고, 두 번째 우물도 그냥 지나치게. 그리고 세 번째 우물에 이르거든, 거기서 멈추어라."
    "세 번째 우물이라고요? 그, 그래서요?"
    김득보가 다급하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노승은 더 이상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으실 뿐이었죠.
    "세 번째 우물에서 자네는 네 운명을 만나게 될 것이네. 그것이 무엇인지는... 가보면 알게 되리라."
    "잠깐만요, 스님!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오!"
    김득보가 손을 뻗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노승의 모습이 연기처럼 흐릿해지기 시작했어요. 방 안의 빛도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동쪽... 세 번째 우물... 잊지 말게..."
    노승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사라졌죠.
    "스님! 스님!"
    김득보가 소리쳤습니다. 그 순간 눈을 떠보니, 방은 여전히 어둡고 아내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습니다. 창문 밖으로 새벽빛이 희미하게 들어오고 있었어요.
    "꿈이었나..."
    김득보는 이마의 땀을 닦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어요. 보통 꿈은 깨고 나면 기억이 흐릿해지는데, 방금 꾼 꿈은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노승의 얼굴, 목소리, 그리고 그 말씀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기억났어요.
    "동쪽... 세 번째 우물..."
    김득보는 중얼거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우물을 찾아가면 뭔가 있다는 건가요? 보물이라도 있다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꿈일 뿐인 걸까요? 빚에 쪼들려서 이상한 꿈을 꾼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득보의 마음 한구석에는 이상한 확신이 생겼어요. 이 꿈이 그냥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었죠.
    날이 완전히 밝았습니다. 곧 빚쟁이들이 들이닥칠 시간이었어요. 김득보는 결심했습니다. 어차피 이대로 있으면 관가에 끌려갈 것이고, 그렇다면...
    "동쪽으로 가보는 게 어떨까..."
    김득보는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아내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움직였어요. 낡은 옷으로 갈아입고, 집에 남은 돈 몇 푼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뒤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보... 어디 가시오?"
    김득보는 돌아봤습니다. 아내가 일어나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 눈빛에는 걱정과 불안이 가득했습니다.
    "잠깐... 다녀올 데가 있소."
    "이 새벽에요? 혹시..."
    "걱정 말아요. 금방 돌아올 테니."
    김득보는 아내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을 나섰죠.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 반신반의하며 동쪽 길을 나서다

    김득보는 한양의 동대문을 나섰습니다. 해가 막 떠오르는 시각이었어요. 평소 같으면 이 시간에 시장이 열리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시간인데, 김득보는 그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걸으면서도 자꾸만 의심이 들었어요. 꿈 이야기를 믿고 이렇게 길을 나서다니, 미친 짓 아닌가 싶었죠. 빚쟁이들은 지금쯤 집에 와서 난리를 치고 있을 텐데, 자기는 엉뚱하게 동쪽으로 걷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노승의 그 눈빛이 자꾸 떠올랐거든요. 그리고 묘하게도 가슴속에서 '가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한 시진쯤 걸었을까요. 저 앞에 작은 마을이 보였습니다. 마을 입구에 우물이 하나 있었어요. 김득보의 가슴이 쿵 하고 뛰었습니다.
    '이게... 첫 번째 우물인가?'
    김득보는 우물가로 다가갔습니다. 평범한 우물이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물을 길어 쓰는 그런 흔한 우물이었죠. 우물 주변에는 아침 일찍 물을 길으러 나온 아낙네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저기... 실례지만요."
    김득보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 우물 말고 동쪽으로 더 가면 우물이 또 있습니까?"
    "예? 우물요?"
    아낙네 하나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있기야 하죠. 여기서 한 시진쯤 더 가면 큰 마을이 있는데, 거기 우물이 제법 크더군요. 근데 왜요? 우물을 찾으시나요?"
    "아, 아닙니다. 그냥... 길을 물어보려고요."
    김득보는 얼른 인사하고 다시 걸었습니다. 노승이 말씀하신 대로 첫 번째 우물은 그냥 지나쳐야 했으니까요.
    계속 걸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떴어요. 배가 고팠지만 참았습니다. 가진 돈이 얼마 없었거든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아껴야 했어요.
    두 시진을 더 걸었을까요. 과연 큰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마을 한가운데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아까 본 것보다 훨씬 컸어요. 두레박도 크고 우물 주변에 돌로 잘 쌓아놓았습니다.
    '이게 두 번째 우물이군...'
    김득보는 우물가에 잠깐 앉아 쉬었습니다. 다리가 아팠고 목이 말랐어요. 우물물을 한 바가지 떠서 마셨습니다. 시원한 물이 목으로 넘어가니 조금 기운이 났죠.
    그때 옆에서 나이 든 남자가 말을 걸었습니다.
    "나그네 양반, 어디서 오셨소?"
    "한양에서 왔습니다."
    "한양에서? 그 먼 데서 걸어오셨소? 무슨 일로 이 먼 곳까지..."
    "그게... 좀 볼일이 있어서요."
    김득보는 자세한 말을 피했습니다. 우물을 찾아다닌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테니까요.
    "그렇습니까. 그런데 양반, 여기서 동쪽으로 더 가실 생각이시오?"
    "예, 그런데요?"
    "그럼 조심하시오. 여기서 한 시진 반쯤 더 가면 사람이 거의 안 사는 지역이 나오는데, 길도 험하고 산짐승도 나온다오. 해 지기 전에 서둘러 가시든지, 아니면 오늘은 이 마을에서 묵어가시는 게 좋을 거요."
    김득보는 고개를 들어 해를 봤습니다. 이미 오후였어요. 한 시진 반을 더 가려면 해가 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우물을 찾아야 해.'
    김득보는 일어섰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하지만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겠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조심히 가시오."
    김득보는 다시 걸었습니다. 발이 아팠지만 멈출 수가 없었어요. 노승이 말씀하신 세 번째 우물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테니까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은 점점 인적이 드물어졌어요. 마을 남자가 말한 대로 길도 험해졌습니다. 그래도 김득보는 걸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저 멀리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 세 번째 우물에서 만난 기이한 노인

    우물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된 것 같은 우물이었어요. 돌로 쌓은 우물인데 이끼가 잔뜩 끼어 있었고, 주변에는 잡풀이 무성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 오래된 것 같았죠.
    '이게... 세 번째 우물인가?'
    김득보의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노승이 말씀하신 바로 그 우물을 찾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승은 '여기서 네 운명을 만날 것'이라고 했는데,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김득보는 우물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혹시 뭔가 숨겨진 게 있나 싶어서요. 하지만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그저 오래되고 낡은 우물일 뿐이었죠.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어둠이 내렸습니다. 김득보는 우물가에 주저앉았어요. 온종일 걸어서 지칠 대로 지쳤고, 배는 고프고, 이제는 막막하기까지 했습니다.
    '내가 정말 잘못 생각한 건가... 그냥 꿈일 뿐이었는데 너무 믿은 건가...'
    그때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인기척이 들렸어요.
    "누구시오?"
    김득보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저편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어요. 달빛에 비춰 보니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었습니다.
    "이런 밤에 우물가에 웬일이시오?"
    노인이 김득보에게 물었습니다. 목소리는 나긋나긋했지만 어딘가 힘이 있었어요.
    "저는... 한양에서 온 김득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노인장께서는..."
    "나는 이 근처에 사는 사람이오. 날마다 산책을 하는데, 오늘은 이 우물가에 사람이 있어서 신기해서 왔지."
    노인이 김득보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우물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이 우물은 참 오래됐지. 백 년도 더 됐다고 하더군. 옛날에는 이 근처에 마을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떠나고 이 우물만 남았어."
    "그렇습니까..."
    김득보는 뭔가 물어봐야 할 것 같았지만 뭘 물어야 할지 몰랐어요. 노승은 '여기서 네 운명을 만날 것'이라고 했는데, 이 노인이 그 운명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그런데 양반, 한양에서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뭐요? 길도 험한데 보통 사람들은 이런 곳까지 오지 않는데..."
    노인이 김득보를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달빛 아래 노인의 눈빛이 반짝였어요. 그 눈빛이 어쩐지 익숙한 것 같았습니다.
    김득보는 숨길 게 뭐 있나 싶어서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사실은... 꿈을 꿨습니다. 꿈에 노승이 나타나서 동쪽으로 가서 세 번째 우물을 찾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노인은 놀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그렇군요. 꿈 말이오..."
    "노인장께서는... 꿈을 믿으십니까?"
    "믿고말고. 나도 꿈 때문에 여기 왔으니까."
    "예? 노인장께서도 꿈을요?"
    김득보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어젯밤에 꿈을 꿨지. 꿈에 노승이 나타나서 그러더군. '내일 저녁 세 번째 우물로 가거라. 거기서 네가 도와줘야 할 사람을 만날 것이니라'라고 말이오."
    김득보는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자기도 꿈을 꿨고, 이 노인도 꿈을 꿨다는 겁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 저녁 이 우물로 왔지. 그리고 양반을 만났소."
    노인이 김득보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내 꿈에서 노승이 그랬소. '그 사람은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네가 도와주면 큰 인물이 될 것이니 주저하지 말라'고 말이오."
    김득보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노승의 말씀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노인이 건넨 낡은 보따리의 비밀

    노인은 품속에서 낡은 보따리 하나를 꺼냈습니다. 천으로 여러 겹 싸여 있었는데, 꽤 묵직해 보였어요.
    "양반, 이걸 받으시오."
    "이, 이게 뭡니까?"
    김득보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습니다. 노인은 보따리를 김득보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어요.
    "열어보시오."
    김득보는 떨리는 손으로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첫 번째 천을 벗기고, 두 번째 천을 벗기고, 세 번째 천까지 벗기자... 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게 나왔습니다.
    은자였어요. 그것도 한두 냥이 아니라 수십 냥은 되어 보이는 은자 덩어리였습니다. 달빛에 비친 은자가 환하게 빛났죠.
    "이, 이건... 너무 큰 돈인데요!"
    김득보가 황급히 보따리를 도로 싸며 말했습니다.
    "저는 이런 큰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노인장께서는 저를 모르시잖습니까. 어떻게 이런 걸..."
    "아니오. 나는 양반을 알고 있소."
    노인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정확히는... 노승께서 양반에 대해 알려주셨지. 양반은 본래 정직한 장사꾼이었는데, 운이 없어서 빚을 지게 됐다고. 하지만 양반의 마음씨는 여전히 곧고, 그런 사람이라면 도와줄 가치가 있다고 하셨소."
    김득보는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평생 남에게 손가락질받으며 살았는데, 처음 보는 노인이 자신을 믿어준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건 너무 큰 은혜입니다. 제가 어떻게 갚아야..."
    "갚지 않아도 되오."
    노인이 손을 저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약속만 해주시오. 이 돈으로 다시 장사를 일으키거든, 양반처럼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시오. 꼭 돈이 아니어도 좋소. 진심 어린 도움 한 번이면 되오."
    "예... 예!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득보가 노인에게 큰절을 올렸습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어요. 3년 동안 쌓였던 설움, 두려움, 절망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습니다.
    "노인장... 은인...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노인은 김득보의 어깨를 토닥였습니다.
    "일어나시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소."
    노인이 품속에서 작은 종이 한 장을 꺼냈습니다.
    "이건 내가 아는 한양의 큰 상단 주인에게 보내는 편지요. 이 편지를 가지고 가면 그 상단에서 양반을 믿고 물건을 맡겨줄 거요. 외상으로도 줄 테고, 좋은 물건도 소개해 줄 거요."
    김득보는 또다시 놀랐습니다. 돈도 주시고 인맥까지 연결해 주신다니, 이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겠습니까?
    "노인장께서는... 대체 어떤 분이십니까? 이렇게까지 저를 도와주시는 이유가..."
    노인은 잠시 우물을 바라보다가 말했습니다.
    "나도 옛날에 양반과 똑같은 처지였소. 젊었을 때 장사에 실패해서 빚더미에 앉았었지. 그때 어떤 분이 나를 도와주셨소. 그분 덕분에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지금은 제법 여유롭게 살고 있지."
    노인이 김득보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말씀하셨소. '내가 너를 도운 것처럼, 너도 언젠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거라. 그것이 이 은혜를 갚는 길이니라'라고 말이오. 그래서 나는 평생 그렇게 살아왔소."
    김득보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분들이 계셨구나.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게 아니라, 남을 도우며 사는 분들이 계셨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어요.
    "노인장... 성함이라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이름은 중요치 않소. 그냥 나그네라고 생각하시오."
    노인이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이제 나는 가봐야겠소. 양반도 내일 아침 일찍 한양으로 돌아가시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하시오."
    "노인장!"
    김득보가 불렀지만 노인은 이미 어둠 속으로 걸어가고 계셨습니다. 그 뒷모습이 달빛에 비쳐 신비롭게 보였어요.

    ※ 한양으로 돌아온 상인에게 벌어진 기적

    김득보는 그날 밤 우물가에서 잠을 잤습니다. 보따리를 가슴에 꼭 안고서요. 아침 해가 떠오르자마자 한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올 때는 무거웠던 발걸음이 돌아갈 때는 날아갈 듯 가벼웠어요.
    사흘 만에 한양에 도착했습니다. 집으로 가니 아내가 울다 지쳐 있었어요. 빚쟁이들이 매일 찾아와 난리를 쳤고, 김득보가 도망갔다고 관가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합니다.
    "여보! 당신 어디 갔었소! 나는 당신이 무슨 일이라도 당한 줄 알고..."
    아내가 김득보를 붙잡고 울었습니다. 김득보는 아내를 다독이며 보따리를 풀어 보였어요.
    "여보, 보시오. 우리 살았소!"
    은자를 본 아내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 이게 어디서 난 돈이오? 설마 당신이..."
    "아니오. 정당하게 얻은 돈이오. 아니, 은혜로 받은 돈이지."
    김득보는 지난 며칠간의 일을 아내에게 들려줬습니다. 꿈 이야기, 세 번째 우물, 그리고 노인과의 만남까지요. 아내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눈앞의 은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김득보는 빚쟁이들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빚을 모두 갚았어요. 빚쟁이들은 깜짝 놀랐죠.
    "김 서방, 어디서 이런 돈을 구했소?"
    "하늘이 도왔습니다."
    김득보는 그렇게만 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다음에는 노인이 준 편지를 가지고 한양 최고의 포목 상단을 찾아갔습니다. 상단 주인은 편지를 보더니 김득보를 반갑게 맞았어요.
    "아, 그분의 소개라면 믿을 수 있지요.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좋은 비단과 무명을 외상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보름 안에 값을 치르겠습니다."
    "물론이지요.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김득보는 최고급 비단과 무명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예전 단골 손님들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김득보가 빚을 다 갚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믿기 시작했습니다.
    "김 서방, 빚을 어떻게 다 갚았소?"
    "운이 좋았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장사를 제대로 하시는 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더 정직하게 하겠습니다."
    물건은 날개 돋친 듯 팔렸습니다. 김득보는 약속대로 보름 안에 상단에 돈을 갚았고, 다시 물건을 받아왔어요. 그렇게 석 달이 지나자 가게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계속 일어났어요. 김득보가 장사를 하면 항상 좋은 일이 생기는 겁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구할 기회가 생기고, 큰 거래처가 찾아오고, 예상치 못한 이익이 생기곤 했죠.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김 서방, 요즘 대박이시네요. 비결이 뭡니까?"
    김득보는 항상 똑같이 대답했습니다.
    "정직하게 장사하고, 어려운 사람 있으면 도와주는 것뿐입니다."
    실제로 김득보는 노인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장사가 잘될 때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어요. 빚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있으면 돈을 빌려주고, 처음 장사 시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물건을 외상으로 주기도 했습니다.
    "김 서방, 외상을 그렇게 많이 주면 손해 보는 거 아니오?"
    "아닙니다. 나도 외상으로 받아서 다시 일어섰으니까요. 이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야죠."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 김득보는 한양에서 손꼽히는 포목 상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게도 세 개나 생겼고, 일꾼도 여럿 두게 됐죠.
    하지만 김득보는 그 노인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 10년 후 다시 찾아간 그 우물가에서

    10년이 흘렀습니다. 김득보는 이제 한양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포목 장사만 하는 게 아니라 곡물 장사, 소금 장사까지 손을 뻗쳤고, 모두 잘되었어요.
    하지만 김득보는 결코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노인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살았죠. 그리고 매년 한 번씩은 꼭 그 우물을 찾아갔습니다.
    어느 가을날이었습니다. 김득보는 또다시 동쪽 길을 나섰어요. 이번에는 걸어서가 아니라 말을 타고 갔습니다. 그리고 보따리 하나를 준비했죠.
    세 번째 우물에 도착했습니다. 10년이 지났지만 우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어요. 다만 예전보다 더 낡아 보였습니다.
    김득보는 우물가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혹시 그 노인이 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요. 하지만 해가 지도록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겠지. 10년이나 지났는데...'
    김득보는 품속에서 보따리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우물 옆에 조심스럽게 놓았어요. 보따리 안에는 은자 백 냥이 들어 있었습니다.
    "노인장... 비록 얼굴을 다시 뵙지는 못하지만,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김득보가 우물을 향해 절을 올렸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어요.
    "누가 나를 찾으시오?"
    김득보가 깜짝 놀라 돌아봤습니다. 거기 바로 그 노인이 서 계셨습니다. 10년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요.
    "노, 노인장!"
    김득보가 달려가 절을 올렸습니다.
    "10년을 기다렸습니다. 다시 한번 은혜를 갚고 싶었습니다."
    노인은 웃으며 김득보를 일으켰습니다.
    "일어나시오. 내가 은혜를 바라고 도운 게 아니지 않소."
    "압니다. 하지만 그래도..."
    김득보가 보따리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걸 받아주십시오. 아니, 받아주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이걸 가지고 노인장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십시오."
    노인은 보따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소. 그럼 내가 이걸 받아서 또 다른 사람을 돕겠소. 양반도 10년 동안 많은 사람을 도왔다고 들었소."
    "예... 노인장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잘했소. 그것이 바로 진정한 부자의 길이오."
    노인이 김득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부자라고 하지. 하지만 진짜 부자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오. 양반은 이제 진짜 부자가 됐소."
    김득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들은 노인의 목소리, 그 따뜻한 말씀이 가슴 깊이 스며들었어요.
    "노인장... 그때 꿈에 나타난 노승은..."
    "궁금하시오?"
    노인이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어쩌면 정말 부처님이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우리 마음이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소. 중요한 건 우리가 그 꿈을 믿고 행동했다는 거요. 그리고 그 행동이 우리 인생을 바꿨다는 거지."
    김득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노인의 말이 맞았습니다. 꿈이 진짜든 가짜든, 중요한 건 그 꿈을 믿고 행동에 옮긴 것이었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별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은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이제 나는 가봐야겠소. 그리고 양반도 이제 이 우물을 찾아오지 않아도 되오. 양반은 이미 답을 알고 계시니까."
    "노인장..."
    "훗날 양반도 누군가를 도와주게 되거든, 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오. 그리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돕게 하시오. 그것이 바로 선행이 이어지는 길이오."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김득보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노인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을 돕겠다고요.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계서야담에 실린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꿈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어려울 때 받은 은혜를 잊지 말라는 것이죠.
    김득보는 노승의 꿈을 믿었고, 그 믿음이 인생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받은 은혜를 평생 갚으며 살았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이상한 꿈을 꾸신 적 있으신가요? 그 꿈이 어쩌면 여러분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신기한 예지몽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꿈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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