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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쓰레기더미에서 주운 깨진 거울 조각, 그것을 수리해 간직한 여인에게 찾아온 10년의 행운
태그 (10개)
#조선시대 #야담 #복을부르는물건 #거울 #행운 #로맨스 #만복야담 #신분상승 #운명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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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한양 뒷골목에서 홀로 살아가던 스물다섯 과부 은채. 어느 날 쓰레기더미에서 깨진 거울 조각을 줍는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부서진 물건이었지만, 은채는 그 거울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졌다. 며칠 밤을 새워 거울을 수리하고, 나무틀을 만들어 정성껏 간직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면 자신이 아름답게 느껴졌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운을 불러왔다. 우연히 만난 상단의 주인이 그녀에게 일자리를 주었고, 그곳에서 젊은 양반 준혁을 만나게 된다. 준혁은 은채의 빛나는 미소에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신분의 벽은 높았다. 과부와 양반, 넘을 수 없는 선. 하지만 거울은 계속 은채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10년 후, 두 사람은 모든 장애를 넘어 진정한 사랑을 이루게 된다. 깨진 거울 하나가 한 여인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 1 쓰레기더미에서 주운 보물
나는 은채다. 스물다섯 살, 과부.
남편은 혼인한 지 일 년 만에 열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시댁에서는 나를 내쫓았다. 자식도 없는 과부를 굳이 먹여 살릴 이유가 없다는 거였다. 친정도 가난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병상에 누워 계셨다. 동생들도 어렸다. 나는 짐이 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한양 뒷골목에 작은 방 하나를 얻어 바느질로 연명하게 되었다.
매일이 똑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바느질을 하고, 저녁에는 장에 나가 실과 천을 사고, 밤이 되면 촛불을 켜고 다시 바늘을 들었다. 손가락은 늘 바늘에 찔려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하루하루가 생존이었다.
오늘도 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골목길. 하루 종일 일한 탓에 어깨가 무거웠다. 발걸음도 느렸다. 등에 짊어진 보따리가 무거웠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터벅터벅 걸었다.
그때, 쓰레기가 쌓인 모퉁이를 지나치려다 멈췄다.
무언가 반짝였다.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석양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마치 보물처럼. 나는 무심코 그곳으로 다가갔다. 발걸음이 저절로 향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 들었다.
거울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거울의 조각이었다. 반으로 깨진 동그란 거울. 한쪽은 완전히 사라지고, 남은 반쪽도 금이 여러 개 가 있었다. 테두리도 부서지고, 곳곳에 녹이 슬어 있었다. 누군가 버린 것이 분명했다. 쓸모없어진 물건을.
"이런 게 왜..."
나는 거울 조각을 들어 올렸다. 무거웠다. 생각보다 묵직했다. 석양빛이 거울에 반사되어 내 얼굴을 비췄다. 그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 거울을 알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 전생에 본 것 같은 느낌.
거울 속 내가... 아름다워 보였다.
아니, 그럴 리 없었다. 나는 평범한 얼굴이었다. 미인도 아니었고,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저 가난하고 지친 과부일 뿐이었다. 하지만 거울 속 내 눈은 빛나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마치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나를 데려가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가져가야겠어."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깨진 거울 따위 쓸모없을 텐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손은 이미 거울을 품고 있었다. 마치 거울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놓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거울을 닦았다. 먼지를 털고, 천으로 문질렀다. 물에 적신 천으로 조심스럽게 표면을 닦았다. 표면의 때가 벗겨지자 거울은 더욱 선명하게 빛났다. 금이 간 부분도 오히려 신비롭게 보였다. 마치 세월의 흔적이 아름다움으로 변한 것처럼. 마치 상처가 예술이 된 것처럼.
"참 신기하네..."
금이 간 거울이었지만, 얼굴을 비추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마치 두 개의 세계가 겹쳐진 것처럼. 현실과 꿈이 교차하는 것처럼.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것처럼.
나는 며칠 밤을 새워 거울을 수리했다. 깨진 부분을 나무로 메우고, 테두리를 새로 만들었다. 바느질하던 솜씨로 천을 덧대어 뒷면을 보강했다. 작은 나무 조각들을 깎아 장식도 만들었다. 매듭을 만들어 걸 수 있게 했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지만, 멈출 수 없었다. 마치 홀린 것처럼 계속 작업했다. 먹는 것도 잊고, 자는 것도 잊고, 오직 거울만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했다.
"이제 제법이네."
거울을 벽에 걸었다. 내 방에서 가장 좋은 자리, 창문 옆에. 촛불을 켜고 거울을 보았다. 내 얼굴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주름진 얼굴도, 거친 손도, 모두 아름답게 보였다.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그때였다. 거울 속에서 내가 미소 짓고 있었다.
아니, 내가 미소 지은 게 아니었다. 거울 속 내가 먼저 웃었다. 내가 움직이기 전에, 거울 속 내가 먼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눈을 깜빡였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손이 떨렸다. 숨이 가빠졌다.
"기분 탓이겠지..."
하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무섭기보다는... 설렜다. 마치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 오랜만에 느끼는 기대감. 살아있다는 느낌. 미래가 있다는 느낌.
그날 밤, 나는 거울을 보며 잠들었다. 꿈을 꿨다. 아름다운 옷을 입고, 훌륭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꿈. 그리고 누군가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꿈. 따뜻한 손길이 내 뺨을 쓰다듬는 꿈. 부드러운 입술이 내 이마에 키스하는 꿈.
"누구지...?"
꿈속의 그 사람 얼굴은 흐릿했다. 하지만 따뜻한 눈빛만은 선명했다. 깊고 다정한 눈빛. 그리고 그 눈빛을 보자, 가슴이 따뜻해졌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이.
※ 2 거울이 가져온 변화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이상하게도 몸이 가볍고, 기분이 좋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거웠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웠다. 어깨의 통증도 사라졌다.
거울을 보았다. 어젯밤과 똑같은 거울이었지만, 오늘은 더 빛나 보였다.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나는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었다. 평소에는 대충 묶던 머리를 오늘은 정성스럽게 빗었다. 한 올 한 올 곱게. 비녀도 꽂았다. 옷매도 단정히 여몄다. 평소에는 입지 않던 나은 저고리를 꺼내 입었다.
"오늘은... 뭔가 다른 것 같은데."
거울 속 나 자신이 예뻐 보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어제와 똑같은 얼굴인데, 왜인지 자신감이 생겼다. 눈빛이 달랐다. 살아있는 눈빛이었다. 어깨도 펴졌다. 당당해졌다. 걸음걸이도 가벼워졌다.
장에 나갔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평소보다 많이. 어떤 남자는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보기까지 했다. 입을 벌린 채. 어떤 아낙네는 "저 여자 누구야? 얼굴이 빛나네. 예전에 본 적 없는 것 같은데"라고 수군거렸다. 어떤 청년은 다가와 말을 걸려다가 용기를 잃고 물러섰다.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동시에 기분이 좋았다. 처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긍정적으로 느꼈다.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느낌. 존재감이 있다는 느낌. 살아있다는 느낌.
"저기... 실례지만."
한 중년 남자가 다가왔다. 옷차림이 번듯한 걸 보니 제법 사는 사람 같았다. 깔끔한 도포에 갓을 쓰고 있었다. 수염도 단정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예?"
"혹시 바느질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아, 네. 그런데 어떻게 저를..."
"이웃에 사는 박 서방에게 들었습니다. 제가 상단을 운영하는데, 비단 옷을 수선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솜씨가 좋다고 소문이 났더군요. 세밀하고 정확하다고. 일을 맡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일자리였다! 그것도 상단의 일이라니! 상단이면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비단을 다룬다는 건 고급 일감이라는 뜻이었다.
"물론입니다! 기꺼이 하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흥분이 되었다. 남자가 미소 지었다. 따뜻한 미소였다.
"좋습니다. 내일부터 우리 상단으로 오십시오. 주소는 이겁니다. 아침 일찍 오시면 됩니다. 해가 뜨면 시작합니다."
남자가 종이쪽지를 건넸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종이가 귀했던 시절, 이렇게 정성스럽게 주소를 적어주다니. 글씨도 반듯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성함이...?"
"은채입니다. 김은채라고 합니다."
"좋은 이름이군요. 은은한 빛깔. 그 이름처럼 일하시길 바랍니다."
남자가 떠나갔다. 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쉽게 일자리를 구하다니. 평소 같으면 몇 달을 기다려도 어려운 일인데. 그것도 상단 같은 좋은 곳에서. 비단을 다루는 일이라니. 이건 행운이었다.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 나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감사의 눈물이었다.
"네가... 행운을 준 거니? 정말 네가?"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거울은 더욱 밝게 빛났다. 마치 축하한다는 듯이. 마치 '잘했어'라고 말하는 듯이.
다음 날,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상단으로 갔다. 큰 기와집이었다. 대문도 크고 웅장했다. 담장도 높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비단과 옷감이 가득했다. 여러 색깔의 비단이 진열되어 있었다. 향기도 좋았다. 은은한 향이 났다. 나는 주인을 만나 인사를 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기대하고 있네. 솜씨를 보여주게. 참, 우리 도련님께서도 오늘 오신다. 한양에서 공부하시다가 돌아오시는 날이지. 인사드려야 할 거야."
"도련님이요?"
"주인어른의 아들이지. 한양에서 공부하다가 오늘 돌아오신다네. 훌륭한 분이시지. 학문도 뛰어나시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일을 시작했다. 비단을 만지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이렇게 고급 천을 만지는 건 처음이었다. 부드러웠다. 매끄러웠다. 고급스러웠다.
저녁 무렵, 문이 열렸다. 한 청년이 들어왔다.
순간, 시간이 멈췄다.
그는... 아름다웠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고, 눈빛이 깊었다. 상투를 튼 머리, 깔끔한 도포. 양반의 기품이 온몸에서 흘렀다. 하지만 거만하지 않았다. 온화한 미소가 입가에 걸려 있었다. 젠틀했다.
그리고 그가 나를 보았다.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온몸이 뜨거워졌다. 손이 떨렸다.
"당신은..."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낮고 부드러웠다. 마치 봄바람 같았다. 마치 첼로 소리 같았다.
"저는 이 상단에서 바느질을 하는 은채라고 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얼굴이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귀까지 뜨거웠다.
"은채... 아름다운 이름이군요. 이름처럼 아름다우신 분이시네요."
그가 미소 지었다.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렇게 대놓고 아름답다고 말하다니. 나 같은 과부에게.
"저는 준혁입니다. 이 상단의 아들이고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준혁. 그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준혁. 준혁. 준혁.
이상했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 꿈에서 본 것 같은 느낌. 전생에 사랑했던 것 같은 느낌.
"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에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진정하려고 애썼다.
집으로 돌아와 거울을 보았다. 거울 속 내가 붉어진 얼굴로 웃고 있었다. 수줍은 미소였다. 설레는 표정이었다.
"이것도... 네가 준 행운인 거니? 그 사람도?"
거울이 빛났다. 마치 대답하는 것처럼. 마치 '그래, 그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듯이.
※ 3 금지된 마음
한 달이 지났다. 나는 매일 상단에 나가 일했다. 그리고 매일 준혁을 봤다.
그는 친절했다. 나에게 말을 걸었고, 웃어주었고, 때로는 차를 권하기도 했다.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칭찬도 해주었다. "솜씨가 좋으시네요", "정말 섬세하십니다", "대단하세요". 나는 그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얼굴이 붉어졌다. 손이 떨렸다. 바늘을 잘못 찌를 뻔했다.
"은채씨,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네, 도련님."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준혁이라고 불러주세요. 우리 나이도 비슷한데, 뭐. 격식 차릴 필요 없어요."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왜요?"
"신분이 다르지 않습니까. 저는 과부이고, 도련님은 양반이십니다. 천민과 양반은 다릅니다."
준혁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눈빛이 어두워졌다. 슬퍼 보였다.
"신분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사람은 다 똑같은데. 똑같이 숨 쉬고, 똑같이 웃고, 똑같이 사랑하는데."
"이 세상에서는 그렇습니다. 신분이 전부입니다. 신분이 운명을 결정합니다."
나는 쓸쓸하게 웃었다. 그를 좋아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과부였고, 그는 양반이었다. 우리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다. 높고 두꺼운 벽. 하늘만큼 높은 벽.
하지만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를 볼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행복했다. 그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었다. 그가 슬프면 나도 슬펐다. 그가 없으면 공허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돼..."
밤마다 거울 앞에 앉아 중얼거렸다. 거울 속 나는 슬픈 표정이었다.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해?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그를 사랑하면 안 돼. 하지만 이미 늦었어. 이미 사랑하고 있어. 이미 빠져버렸어."
거울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빛은 여전히 따뜻했다. 마치 위로하는 것처럼. 마치 '괜찮아, 사랑해도 돼'라고 말하는 듯이.
어느 날 저녁, 일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준혁이 불렀다.
"은채씨, 잠깐만요."
"네?"
나는 멈춰 섰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가 다가왔다. 가까워졌다.
"오늘... 달이 참 밝네요. 함께 보실래요? 연못 쪽에 가면 달이 물에 비쳐서 아름답거든요. 정말 장관이에요."
내 심장이 쿵 떨어졌다. 함께 달을 본다는 건... 그건... 남녀가 함께 달을 보는 건... 그건 사랑하는 사이가 하는 일 아닌가? 연인들이 하는 일 아닌가?
"안 됩니다."
"왜요? 왜 안 돼요?"
"저는 과부입니다. 도련님과 단둘이 있으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보면 오해합니다. 소문이 납니다."
"아무도 없어요. 다들 돌아갔어요. 상단에는 우리 둘뿐이에요. 그리고 저는... 당신이 과부인지 아닌지 상관없어요. 저는 그냥 은채씨, 당신이 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준혁이 한 발 다가왔다. 나는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벽에 막혔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도련님... 제발..."
"저를 준혁이라고 불러주세요. 제발. 한 번만이라도. 듣고 싶어요. 당신 입에서 제 이름이 나오는 걸."
그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눈빛이 뜨거웠다. 불타고 있었다.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가슴이 아팠다.
"준... 혁씨..."
"네. 네, 은채."
그가 미소 지었다. 환한 미소였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았다. 뜨거웠다. 그의 손은 뜨거웠다. 살아있었다.
"같이 가요. 달을 보러. 아무도 모르게. 우리 둘만의 비밀로. 우리만의 시간으로."
나는 거부할 수 없었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나는 그 온기에 이끌려 함께 걸었다. 손을 잡은 채. 그의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영원히 이렇게 있고 싶었다.
※ 4 달빛 아래서 금지를 넘다
우리는 상단 뒤편의 작은 정원으로 갔다. 연못이 있었고, 그 위로 둥근 달이 떠 있었다. 물에 비친 달이 흔들렸다. 잔물결에. 아름다웠다. 황홀했다.
"아름답네요... 정말..."
나는 중얼거렸다. 준혁이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이 뜨거웠다. 달빛보다 뜨거웠다.
"달보다 당신이 더 아름다워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도... 준혁씨!"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웃었다. 부드러운 미소였다. 다정한 미소였다.
"사실이에요. 처음 당신을 봤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 당신의 눈빛, 당신의 미소, 당신의 손놀림, 당신의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요. 매일 보고 싶었어요. 매일 당신을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과부입니다. 한 번 시집 간 여자입니다. 더럽혀진 몸입니다."
"상관없어요. 그런 건 아무 의미 없어요."
"신분이 다릅니다. 하늘과 땅만큼 다릅니다."
"그것도 상관없어요. 신분이 뭐가 중요해요?"
"하지만 세상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것입니다. 당신의 집안이 욕을 먹을 것입니다."
"그럼 세상을 바꾸면 되죠.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면 되죠."
그의 말에 나는 놀랐다. 세상을 바꾼다고? 그게 가능한가? 정말로?
"그게... 가능한가요? 그런 게 정말..."
"모르겠어요. 하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죠. 당신을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하늘이라도 움직일 수 있어요."
준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더 세게.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영원히 붙잡으려는 듯이.
"은채씨, 아니, 은채.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나 같은 과부를? 나 같은 천민을?
"저도..."
목이 메였다. 눈물이 흘렀다.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저도요? 말해줘요, 은채. 당신의 마음을."
"저도... 준혁씨를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어요..."
고백했다. 숨기고 싶었지만, 숨길 수 없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터져버렸다.
준혁의 눈이 빛났다. 그는 나를 천천히 끌어당겼다. 팔이 내 허리를 감쌌다. 꼭. 세게.
"은채..."
"네..."
우리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의 숨결이 내 입술을 간지럽혔다. 뜨거웠다. 달콤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부드럽게 시작된 키스는 점점 깊어졌다. 그의 혀가 내 입술을 핥았다. 나는 작은 신음을 흘렸다.
"으음..."
그가 나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의 손이 내 허리를 감쌌다. 뜨거웠다. 온몸이 달아올랐다. 숨이 가빠졌다. 심장이 폭발할 것 같았다.
"은채... 은채..."
그의 목소리는 거칠어져 있었다. 욕망이 묻어 있었다. 절제력을 잃고 있었다. 나는 그의 목덜미에 손을 감았다. 더 깊이, 더 뜨겁게 키스했다. 이성이 사라졌다.
그의 입술이 내 목으로 내려왔다. 목덜미를 핥았다. 이빨로 살짝 물었다. 나는 몸을 떨었다.
"아... 준혁... 안 돼... 이러면..."
"은채, 당신을 원해요. 지금 당장. 참을 수가 없어요."
그의 손이 내 저고리 고름을 풀기 시작했다. 하나씩. 천천히. 나는 그를 막아야 했다. 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나도 원했으니까. 그를. 그의 손길을. 그의 모든 것을.
"여기서는... 안 돼요... 누가 볼 수 있어요..."
"그럼 어디로 갈까요? 말해줘요."
"제 방으로... 가요... 아무도 모르게..."
우리는 서둘러 정원을 빠져나왔다. 손을 잡고 뛰었다. 숨을 헐떡이며. 상단 뒤편의 작은 방. 일꾼들이 쓰는 방이었지만, 오늘 밤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서로를 안았다. 격렬하게.
"은채..."
"준혁..."
우리는 바닥에 쓰러졌다. 옷이 벗겨졌다. 저고리가 풀렸다. 치마끈이 풀렸다. 속옷이 드러났다. 그의 손이 내 살결을 더듬었다. 뜨거운 손이.
"아름다워... 정말... 완벽해..."
그가 속삭였다. 그리고 내 가슴에 입술을 댔다. 나는 신음을 흘렸다. 참을 수 없었다.
"아... 그렇게... 더..."
그의 손이 더 아래로 내려갔다.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나는 몸을 떨었다. 온몸이 불타올랐다. 이성이 사라졌다.
"은채, 당신을 가져도 될까요? 당신의 전부를?"
"네... 가져요... 저를... 모두..."
그날 밤,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달빛 아래에서. 금기를 넘어서. 신분을 잊고. 세상을 잊고.
※ 5 시련과 거울 속 약속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세상은 우리를 가만두지 않았다.
준혁의 아버지가 알게 되었다. 아들이 상단의 과부와 사귄다는 것을. 그것도 몸까지 허락했다는 것을. 하인이 목격하고 고자질했다.
"당장 그만두거라! 이 못난 자식아!"
"아버지, 저는 은채를 사랑합니다."
"사랑? 사랑이라고? 신분도 다르고, 그 여자는 과부다! 한 번 시집간 여자란 말이다! 더럽혀진 몸이란 말이다! 네가 미쳤느냐!"
"신분이 뭐가 중요합니까? 과부가 뭐가 문제입니까? 사랑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이놈이! 양반의 자식이 어찌 과부와 혼인을 한단 말이냐! 절대 안 된다! 우리 조상님들께 무슨 낯으로 볼 것이냐!"
준혁의 아버지는 단호했다. 화가 나 있었다. 그리고 나를 불렀다. 상단으로.
"내일부터 오지 마시오."
"하지만... 저는 일을..."
"돈은 넉넉히 주겠소. 한 달치 품삯을 미리 주겠소. 하니 제발 우리 아들에게서 떠나주시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집안이 망합니다. 양반이 과부와 혼인한다는 소문이 나면, 가문에 먹칠을 하는 겁니다. 제발 부탁이오."
나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왔다. 준혁을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가 사람을 시켜 감시하기까지 했다. 준혁도 집에 갇혔다. 나갈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앉았다.
"어떻게 해야 해...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그를 사랑하는데... 하지만 만날 수 없어... 신분이... 신분이 문제야..."
울었다. 거울 속 나도 울고 있었다. 눈물이 거울에 떨어졌다. 흐르고 흘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거울이 빛나기 시작했다. 점점 더 밝게. 방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찼다. 눈이 부셨다.
"뭐야...? 이게 뭐야...?"
빛 속에서 형상이 나타났다. 노파였다. 자애로운 얼굴의 할머니였다.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울지 마라, 아가씨. 울지 말거라."
"누, 누구세요? 당신은..."
"나는 이 거울의 주인이었던 사람이다. 백 년 전, 나도 너처럼 사랑했지. 신분 차이 때문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양반 도련님을 사랑했지만, 나는 천민이었다. 기생이었다. 그래서 이루지 못했다. 평생 그리워만 했지."
"그럼... 이 거울은..."
"내가 사랑하던 도련님이 준 거울이다. 이별의 선물이었지. '이 거울을 볼 때마다 나를 생각해달라'고 하셨지. 나는 이 거울을 평생 간직했다. 매일 보며 그분을 그리워했다. 그리고 죽을 때, 거울에 내 혼을 담았다. 나처럼 사랑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을 돕고 싶어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게 해주고 싶어서."
"그렇군요... 그래서 저를..."
"이 거울에 내 혼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나는 너를 돕고 싶구나. 너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내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너는 이루길 바란다."
"어떻게요? 어떻게 도와주실 건가요? 신분이 다른데..."
"10년을 기다려라. 10년 동안 거울을 간직하고, 자신을 갈고닦아라. 바느질 솜씨를 늘리고, 지혜를 쌓고, 품격을 키워라. 책도 읽고, 예절도 배우고, 교양도 쌓아라. 그러면 운명이 바뀔 것이다. 10년 후, 너는 더 이상 천한 과부가 아니라, 존경받는 장인이 될 것이다. 그때 준혁과 다시 만나거라. 당당하게."
"10년이나... 그렇게 오래... 너무 길어요..."
"길지 않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리고 그 기다림이 너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더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
노파의 형상이 사라졌다. 빛도 사라졌다. 나는 거울을 꼭 안았다. 울면서.
"알겠습니다. 10년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준혁과 다시 만나겠습니다. 당당하게. 떳떳하게."
나는 다짐했다. 10년 후, 당당하게 그를 만나겠다고. 더 이상 천한 과부가 아니라, 존경받는 여인으로.
※ 6 10년 후, 운명의 재회 (수위 상승)
10년이 흘렀다.
나는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거울의 약속을 지켰다. 바느질 솜씨를 더욱 갈고닦았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했다. 책을 빌려 읽었다. 한문도 배웠다. 예절도 익혔다. 거울을 보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다짐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아름답다.'
그리고 운이 따랐다. 내 솜씨가 소문나기 시작했다. 양반집에서 일감이 들어왔다. 점점 더 좋은 집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명성이 쌓였다. 마침내 궁중에서 연락이 왔다. 왕실 의상을 만들어달라고. 왕비의 치마를 만들어달라고.
나는 궁중 장인이 되었다. 더 이상 가난한 과부가 아니었다. 존경받는 장인이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은채 장인'이라고 불렀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어느 날, 궁중 행사가 있었다. 왕실 의상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나도 참석했다. 화려한 연회였다. 양반들과 벼슬아치들이 모여 있었다. 음악이 흘렀다. 음식이 풍성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은채?"
익숙한 목소리였다. 10년 만에 듣는 목소리. 잊을 수 없는 목소리. 돌아보니 준혁이 서 있었다.
"준혁... 씨?"
1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더 성숙해져 있었다. 더 멋있어져 있었다. 더 남자다워져 있었다. 관복을 입고 있었다. 벼슬아치였다.
"정말 당신이군요. 저는... 당신을 찾았어요. 10년 동안. 매일. 상단에 가봤지만 이미 떠나신 뒤였고,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궁중 장인 이름을 듣고, 혹시 하는 마음에... 그래서 여기 왔어요. 당신을 보러."
"저도... 당신을 기다렸어요. 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밤 거울을 보며 당신을 그리워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봤다. 눈물이 흘렀다. 10년의 그리움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10년의 아픔이. 10년의 기다림이.
"이제... 신분이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당신은 궁중 장인이고, 저는 벼슬을 하고 있어요. 삼품 벼슬입니다. 제 아버지도 인정하셨어요. 당신의 명성을 듣고.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알게 되셨어요. 우리... 함께할 수 있어요. 이제."
"정말요? 정말 괜찮은 건가요?"
"네. 이번에는 아무도 막을 수 없어요. 우리 혼인해요, 은채. 10년을 기다렸어요.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
준혁이 내 손을 잡았다. 10년 만에 다시 잡는 손이었다. 여전히 따뜻했다. 여전히 뜨거웠다. 여전히 살아있었다.
"다시 시작해요. 이번에는 당당하게. 이번에는 떳떳하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를 껴안았다.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상관없었다. 이제 우리는 당당했다. 떳떳했다. 부끄럽지 않았다.
"네, 혼인해요. 당신과. 평생."
※ 7 행운의 거울이 완성시킨 사랑
우리는 혼례를 올렸다. 10년을 기다린 끝에. 성대한 혼례였다. 궁중 장인과 벼슬아치의 혼례였으니까. 양반들이 모였다. 축하했다. 부러워했다.
신방에서 준혁이 나를 안았다. 10년 만에 다시 느끼는 품이었다.
"드디어... 드디어 당신을 내 아내로 맞이했어요. 10년을 기다렸어요."
"저도... 행복해요. 꿈만 같아요."
그가 내 혼례복을 벗기기 시작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10년 만에 다시 느끼는 그의 손길이었다. 떨렸다. 설렜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은채... 10년을 기다렸어요. 10년 동안 당신만 생각했어요. 매일 밤 당신을 그리워했어요. 당신의 몸을. 당신의 손길을."
"저도요... 준혁... 저도... 매일 당신을 원했어요..."
옷이 벗겨졌다. 저고리가 풀렸다. 치마가 내려갔다. 속옷도 벗겨졌다. 그의 손이 내 몸을 탐했다. 10년 전처럼, 아니 10년 전보다 더 뜨겁게. 더 격렬하게.
"아... 준혁... 천천히... 너무..."
"참을 수 없어요. 10년을 참았어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그의 입술이 내 목으로, 가슴으로, 배로 내려갔다. 나는 몸을 떨었다. 온몸이 불타올랐다.
"아... 거기... 안 돼... 아..."
"은채,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줄게요.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의 손이 내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안쪽으로. 더 깊이. 나는 신음을 흘렸다. 참을 수 없었다.
"준혁... 제발... 이제... 원해요... 당신을..."
"나도 당신을 원해요. 미칠 것 같아요."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10년을 기다린 끝에. 이번에는 정당하게. 이번에는 당당하게. 천천히, 깊이. 온몸으로 서로를 느끼며.
"사랑해요, 은채. 영원히."
"저도... 사랑해요... 준혁... 영원히..."
우리는 밤새 사랑했다. 10년의 그리움을 채우듯. 10년의 기다림을 보상받듯. 새벽이 올 때까지.
이튿날 아침, 나는 거울을 꺼냈다. 10년 동안 간직했던 그 거울을. 벽에 걸었다.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강하게 만들었어요? 10년 동안 어떻게 견뎠어요?"
준혁이 물었다. 나는 거울을 가리켰다. 벽에 걸린 그 거울을.
"저 거울이요. 쓰레기더미에서 주운..."
준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가까이 다가가 거울을 자세히 봤다.
"그 거울... 우리 집안의 가보였어요. 증조할아버지의 물건이었어요."
"네?"
"백 년 전, 우리 조상님이 사랑하던 분께 준 거울이에요. 하지만 신분 차이로 헤어졌죠. 그 여인은 기생이었고, 조상님은 양반이었어요. 그 거울은 이별의 선물이었대요. 그리고 잃어버렸고, 조상님은 평생 그 여인을 그리워하며 사셨대요. 혼인도 하지 않으시고."
"그럼..."
"당신이 찾아준 거예요. 그리고 그 거울이 우리를 이어준 거예요. 백 년 전 이루지 못한 사랑을, 우리를 통해 이룬 거예요. 거울 속 할머니의 소원이었던 거예요."
나는 놀라서 거울을 보았다. 거울이 환하게 빛났다. 마치 축하한다는 듯이. 마치 '잘했다'고 말하는 듯이. 마치 '고맙다'고 말하는 듯이.
거울 속에서 잠깐 노파의 형상이 보였다. 미소 짓고 있었다.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사라졌다. 이제 할 일을 다 한 듯이.
"고마워요... 할머니... 정말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행복해졌어요..."
거울에게 속삭였다. 그리고 준혁을 바라봤다.
"사랑해요, 준혁. 영원히."
"나도 사랑해요, 은채. 영원히."
우리는 다시 입을 맞췄다. 깊고 뜨겁게. 10년을 기다린 보답이었다. 거울이 준 행운이었다. 거울이 완성시킨 사랑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평생 행복하게 살았다. 세 자녀를 낳았다. 거울은 우리 집 가보가 되었다. 그리고 그 거울은 대대손손 전해져, 사랑하는 이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이루게 해주었다.
엔딩
"쓰레기더미에서 주운 깨진 거울 하나. 그것을 소중히 간직한 여인에게 10년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일자리, 기술, 명성, 그리고 사랑까지. 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버려진 것에서도 가치를 발견하고, 정성껏 가꾸는 마음. 그것이 진정한 복을 부르는 비결입니다. 은채는 거울을 소중히 여겼고, 자신을 갈고닦았으며, 10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거울은 그녀에게 운명을 바꿀 기회를 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주변의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세요.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키세요. 그 안에 행운이 숨어있을지 모릅니다."